다시 보는 영화 <마스터 >이제 돌아가야 하는 데...
영화 <마스터 >
이제 돌아가야 하는 데.... “모든 절차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평화가 회복되기를 기도합시다.” 제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리는 맥아더 장군의 선언문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고, 태평양 전투에 투입됐던 해군 갑판수였던 ‘프레디 퀠(호아킨 피닉스)’도 고국으로 돌아온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master : 주인, 달인이란 뜻)’는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1950년대 미국은 전쟁이 가져다 준 상처로 혼란을 겪었던 시대이자, 아메리칸드림을 이뤄가던 '풍요의 시대'였고, 또한 종교의 '붐'을 이루던 시대였다. “평범한 사람이 똑 같은 일을 겪는다면 그들도 분명 신경쇠약 증세를 보일거야.”라는 정신병동 의사의 말은 주인공 프레디의 심리상태를 단적으로 암시한다. 자신을 하찮다고 생각하는 남자, 신의 구원을 믿지 않는 남자,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실토하는 남자, 전쟁 때 살인을 한 남자,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으로 죽고,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있는 가정이 없는 남자, 술에 취해서 고모와 근친상간을 한 남자, 프레디! 그가 과거의 자신과 만나 병을 치유한다는 ‘프로세싱’ 연구자이자 ‘코즈’ 연합회의 마스터인 ‘랭케스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분)’를 만나면서, 비로소 인생의 안식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 유일하게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랭커스터를 위해 프레디는 아낌없이 헌신 한다. 그러나 “작가이자 의사이고 핵물리학자이자 이론 철학자이지. 그 이전에 자네와 같은 한 인간이 라네!”라고 자신을 소개한 랭케스터가, 결국 자신과 다르지 않은 ‘불완전한 인간’임을 알게 되면서 그를, 떠난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다니며 유리방황하던 프레디는 그가 사랑한 여자 ‘도리스’를 만나러 실로 7년 만에 고향에 가지만, 그녀는 이제 그곳에 없었다. “당신과 함께 조각배를 타고 중국에 가고 싶은데, 나 혼자 가네요.” 영화 속 노래 가사처럼 프레디는 또 혼자 살아 갈 것이다. 자신의 마스터를 찾을 때까지.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영화 ‘마스터’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호아킨 피닉스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한다. “프레디 적임자로 호아킨이 계속 떠올랐고, 그가 제안에 응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영화 제작 노트에서 밝혔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 영화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공동으로 제 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70mm필름으로 촬영 됐다. 70mm 필름 화면이 주는 깊이감과 색채감은 요즈음 보기 드문 영상 미학을 보여 준다.
영상의 아름다움 속으로 감미로운 50년대의 음악이 깊은 여운으로 가슴에 담긴다.
영화 음악은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인 조니 그린우드가 담당 했다. 그는 50년대를 풍미하던 현악기 중심의 재즈곡과 대중음악들을 영화의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영화의 호흡을 조절한다.
'부기 나이트',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 등을 연출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마스터‘를 통해서 가족, 종교, 자본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내는 명장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전쟁의 상처가 한 인간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로 보훈의 달 6월에 찾아봄직한 영화로 강추.
영화 팁
전쟁의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프레디 퀠 역으로 열연한 호아킨 피닉스는,
현재 절찬 상영 중인 영화 <그녀>의 테오도르로 출연하여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준다.